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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를수록 건강하다"는 말을 의심 없이 믿었습니다. 체중계 숫자가 조금만 올라도 불안했고, 정상 체중 범위를 벗어나면 큰일 난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과학적 데이터를 파고들다 보니, 제가 당연하게 여겼던 건강 상식 중 상당수가 시대에 뒤처진 기준이거나 아예 근거가 불충분한 것들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BMI 기준의 허점부터 스타틴 논쟁, 위고비의 실체까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BMI 정상 범위, 사실 우리가 착각하고 있었다
체질량지수(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서구권 기준으로는 18.5~25가 정상,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18.5~23을 정상으로 봅니다. 그런데 이 기준이 처음 만들어진 게 1970년대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당시에는 이 구간의 사람들이 사망률이 가장 낮다는 이유로 정상 범위를 설정한 것인데, 2000년대 이후 대규모 데이터를 다시 분석해 보니 결과가 달랐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소속 캐서린 플레갈 박사 연구팀이 수백만 명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 오히려 BMI 25~34 구간, 즉 서구 기준 과체중에서 비만 초입 구간이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미국 국립보건원(NIH)).
제가 이 데이터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믿기 어려웠습니다. 저도 BMI 25를 넘으면 "이건 살을 빼야 해"라는 강박을 늘 갖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특히 60세 이상이거나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심뇌혈관 질환을 겪은 환자에게는 무리한 체중 감량이 오히려 재활 중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임상 현장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살을 빼려 노력하지 말고, 균형 있게 드시라"는 말이 공허한 위로가 아니라 근거 있는 조언이었던 셈입니다.
물론 이 데이터를 '살쪄도 괜찮다'는 식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내장지방이 지나치게 쌓이면 동맥경화증, 당뇨, 고혈압 위험이 올라간다는 것은 여전히 사실이니까요. 다만 체중계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같은 실질적 건강 지표를 함께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 BMI 정상 기준(18.5~23/25)은 1970년대 데이터 기반으로 설정된 오래된 기준
- 최신 대규모 분석에서는 BMI 25~34 구간이 오히려 장수 구간으로 확인
- 심뇌혈관 질환 환자에게 무리한 체중 감량은 재활 중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
- 체중보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등 실질 건강 지표를 함께 봐야 함
스타틴,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스타틴(Statin)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약으로, LDL 콜레스테롤, 즉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수치를 낮추는 데 쓰입니다. 여기서 LDL 콜레스테롤이란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지단백질로, 수치가 높을수록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올라갑니다.
스타틴은 의학계에서 드물게 수십만 명 규모의 임상시험을 통과한 약입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예방 효과가 어마어마하다는 데이터가 쌓이면서, 의사들 사이에서도 처음 등장했을 때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처방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죠.
그런데 제가 건강 정보를 찾다 보면 "스타틴 부작용이 심하니 절대 먹으면 안 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이 시각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스타틴은 근육 세포의 콜레스테롤 합성도 함께 억제하기 때문에, 근육 세포막 보수 기능이 약해져 근육 기능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밤에 자다가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면, 스타틴 복용 중 나타나는 초기 근육 기능 이상 신호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중요한 건 이 부작용이 실제로 존재하지만, 혈액 검사에서 수치로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의사와 환자 사이에 불신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지점이 스타틴 논란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부작용을 무시하는 것도 문제지만, 실제로 필요한 환자가 근거 없는 공포로 약을 끊는 것도 위험합니다. 결국 본인이 스타틴이 꼭 필요한 상태인지를 의사와 제대로 소통하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보입니다.
위고비·마운자로, 마법의 다이어트 약인가
위고비(Wegovy)와 마운자로(Mounjaro)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비만 치료제입니다. 이 약들의 핵심 성분은 인크레틴(Incretin) 유사체입니다. 인크레틴이란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되어 췌장을 자극하고 포만감을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쉽게 말해 "배부르다"는 신호를 뇌와 위장에 전달하는 물질입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이 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를 갖도록 설계해, 일주일 내내 포만감이 지속되도록 만든 약입니다.
이 계열 약이 기존 다이어트 약보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작용 기전 때문입니다. 과거의 식욕억제제, 예컨대 펜터민 계열의 이른바 '나비약'은 뇌에서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립니다. 노르에피네프린이란 위기 상황에서 분비되는 각성 호르몬으로, 마치 호랑이 앞에 선 것처럼 몸이 긴장 상태가 되어 식욕이 사라지는 원리입니다. 혈압과 맥박이 함께 올라가고, 장기 복용 시 고혈압과 심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독성도 상당합니다.
반면 위고비·마운자로는 우리 몸에 본래 존재하는 포만 신호 경로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전상 더 자연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심한 구토, 변비, 소화 불량 같은 위장관 부작용이 적지 않고, 드물게 췌장 기능 이상도 보고됩니다.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이 생긴다는 사례도 있습니다(출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제가 직접 써본 건 아니지만, 주변에서 위고비를 사용한 뒤 살이 빠졌다가 약을 끊자마자 다시 급격히 찐 경우를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약이 포만감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주는 동안에는 효과가 있지만, 본인의 식습관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끊으면 리바운드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약은 도구일 뿐, 생활습관 변화 없이 약에만 의존하는 건 결국 한계가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운동과 식단, 무엇이 진짜 균형인가
저는 한때 쉬는 날이면 무조건 오래 달리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밀어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항상 비슷했습니다. 근육통이 며칠씩 이어지고, 피로가 쌓여 결국 운동을 쉬게 되고, 체중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이 악순환을 반복하고서야 운동도 과유불급이라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실제로 과도한 무산소 운동, 특히 마라톤 같은 극단적 지구력 운동은 심장에 과부하를 주어 성인 급사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운동 중독(Exercise Addiction)이라는 개념도 있는데, 뇌에서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운동 강도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좋은 일도 지나치면 몸에 해가 됩니다.
그렇다면 적정 운동이란 무엇일까요.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달라서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뇌졸중·심장 질환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기준은 하루 7,000보 이상의 유산소 운동에 50대 이후부터는 근력 유지를 위한 가벼운 무산소 운동을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노인이 되었을 때 근육량이 부족하면 보행 능력 자체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식단에서는 단백질 섭취가 특히 중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기준 체중 1kg당 하루 0.8g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하고 있으며, 고령자나 근력 유지가 필요한 경우 이보다 높은 수준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WHO)). 제 경험상 이건 꽤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운동 강도를 줄이면서 단백질 섭취를 늘렸더니 피로가 눈에 띄게 줄었고, 근육통 회복도 빨라졌습니다. 체중보다 컨디션이 먼저 좋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단순당, 즉 설탕이나 액상과당처럼 분자량이 작아 혀에서 바로 단맛을 느끼는 탄수화물은 과식을 유발하는 주범입니다. 성분 자체가 특별히 독성이 있는 게 아니라, 맛이 강해서 자꾸 더 먹게 만들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과일의 경우 과당이 풍부한데, 과당은 적게 먹어도 일부가 지방으로 전환되는 특성이 있어 당뇨 환자나 비만을 걱정하는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BMI가 25 넘으면 진짜 다이어트해야 하나요?
A. BMI 25를 넘는다고 무조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최신 대규모 연구에서는 BMI 25~34 구간이 오히려 장수 구간으로 나타난 데이터도 있습니다. 체중 숫자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같은 실질 건강 지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Q. 스타틴 복용 중 다리에 쥐가 나면 끊어야 하나요?
A. 스타틴 복용 중 쥐가 자주 나는 증상은 근육 기능 이상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임의로 약을 끊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의사에게 증상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상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약이 꼭 필요한 상태라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를 병행하면서 복용을 이어가는 방향을 논의해 볼 수 있습니다.
Q. 위고비나 마운자로 끊으면 살이 다시 찌나요?
A. 약이 포만감 신호를 인위적으로 유지해 주는 원리이기 때문에, 복용을 중단하면 식욕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식습관 변화 없이 약에만 의존했다면 리바운드가 더 빠르게 올 수 있습니다. 약을 사용하더라도 병행해서 식단과 운동 습관을 함께 바꾸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Q. 과일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나요?
A. 과일에는 과당이 풍부한데, 과당은 포도당과 달리 소량을 먹어도 일부가 체내 지방으로 전환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물론 과일에는 비타민, 식이섬유 등 필수 영양소도 풍부하므로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당뇨가 있거나 비만을 걱정하는 분들은 과일도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결론
저는 이 모든 내용을 접하면서 한 가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건강에 관한 '상식'은 생각보다 자주 바뀌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BMI 기준도, 운동 권장량도, 단백질 섭취 가이드라인도 시대와 연구에 따라 계속 수정됩니다.
그러니 유행하는 건강 정보를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내 몸의 신호를 세심하게 읽고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같은 지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면서 전문가와 상의하는 습관이 가장 현실적인 건강 관리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도, 무리한 운동도, 근거 없는 건강 공포도 결국 몸을 지치게 만들 뿐입니다. 꾸준하고 균형 잡힌 루틴이 언제나 이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