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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들 때마다 괜히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는데 혹시 뭔가 있는 건 아닐까 싶어 괜한 검색을 반복했던 적이 저도 있습니다. 그러다 암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특정 음식이 아니라 매일의 생활습관과 면역력 관리라는 사실을 접하고 나서, 제가 직접 식사 방식과 루틴을 바꿔봤습니다. 그 전후를 솔직하게 비교해 보겠습니다.

생활습관이 면역력을 결정한다는 말,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일반적으로 암은 유전이나 운이 크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없으면 나는 괜찮겠지,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실제로 공부해보니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후성유전학이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유전자의 발현 여부가 달라진다는 학문입니다. 쉽게 말해 나쁜 유전자를 타고났더라도 생활 방식에 따라 그 영향을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저는 이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유전이라고 하면 어차피 정해진 것처럼 느껴졌는데, 실제로는 제 선택이 유전자 발현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뜻이니까요.
면역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상인도 매일 수백만 개의 암세포가 몸 안에서 생겨납니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 먹는 음식, 마시는 물 안에는 유해 물질이 섞여 있을 수밖에 없고, 몸은 그때그때 면역세포를 동원해 이것들을 청소합니다. 면역력이 정상 범위를 유지하면 그날 생긴 암세포는 대부분 제거됩니다. 문제는 면역력이 떨어진 날, 그 청소가 완료되지 않고 암세포가 조금씩 축적된다는 겁니다.
CT나 MRI 같은 현대 영상 장비로 암세포를 감지하려면 크기가 최소 0.5mm 이상이어야 합니다. 0.1mm 이하 단계에서는 잡히지 않습니다. 즉, 지금 이 순간 검진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해서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고, 반대로 말하면 지금부터 면역력을 관리하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생활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식사를 빠르게 해치우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늦은 밤 인스턴트로 때웠습니다. 지금은 하루 30분 이상 걷기, 밤 11시 전 취침, 채소와 콩 위주의 식단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거창한 건강식품이나 특별한 식이요법 없이도 감기에 걸리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아침에 일어날 때의 피로감이 이전보다 확실히 가벼워졌습니다. 면역력의 첫 번째 신호가 잦은 감기, 특히 여름 감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 예전 내 얘기구나' 싶었습니다.
먹거리, 생활습관, 환경이라는 세 가지 후성인자(Epigenetic Factor)는 면역력을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여기서 후성인자란, 유전적으로 타고난 면역력 외에 후천적으로 면역 상태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이 세 가지를 잘 관리하면 면역력이 올라가고, 반대로 방치하면 암세포 증식 속도를 앞당깁니다. 결국 면역력 관리는 거창한 치료가 아니라 매일의 루틴에서 시작된다는 게 저의 결론입니다.
- 후성유전학(Epigenetics): 유전자 발현은 생활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 암세포는 정상인에게도 매일 생성되며, 면역력이 이를 청소한다
- 현재 영상 장비(CT·MRI)는 0.5mm 미만 암세포는 감지하지 못한다
- 잦은 감기, 특히 여름 감기는 면역력 저하의 초기 신호다
- 후성인자(먹거리·생활습관·환경) 관리가 면역력의 핵심 변수다
발암물질은 생각보다 일상 가까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대장암 환자 수가 45명으로, 전 세계 194개국 중 최상위권에 속합니다(출처: 국립암센터). 특히 남성의 경우 이 수치는 약 30명으로, 전 세계 평균을 두 배 가까이 웃돕니다. 1960~80년대에는 거의 없던 대장암이 이렇게 급증한 배경에는 식단의 변화가 자리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단백질 공급원은 콩이었습니다. 두만강의 '두(豆)'가 콩 두 자이고, 경도와 만주 일대가 콩의 원산지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우리 몸이 오랜 세월 콩 단백질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 10~30대 사이에서 콩은 찾아보기 어렵고, 고기가 주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습니다.
고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조리 방식이 문제입니다. 고기를 불에 구울 때 탄 부분에는 벤조피렌(Benzopyrene)이 생성됩니다. 여기서 벤조피렌이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그룹 1 발암물질로, 인체에 암을 유발한다는 것이 명확히 증명된 물질입니다(출처: IARC). 그룹 1이라는 것은 '먹으면 몸 안에서 암세포가 생길 수 있다'는 수준의 가장 강한 경고입니다. 고기를 굽다가 기름이 불 위로 떨어질 때 피어오르는 연기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즉 발암물질 복합 세트가 포함됩니다. 여기서 PAH(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란, 고온에서 유기물이 불완전 연소될 때 생성되는 발암성 화합물들의 총칭입니다. 제가 직접 캠핑 자리에서 삼겹살을 구우면서 올라오는 연기가 그냥 향기로운 연기가 아니었다는 걸 이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커피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은 캘리포니아 내 커피 프랜차이즈 90개 업체에 매장 안에 발암물질 경고판을 붙이도록 판결했습니다. 커피에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가 함유되어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아크릴아마이드란 음식을 고온에서 가열할 때 전분과 아미노산이 반응하여 생성되는 발암성 물질로, 커피뿐 아니라 감자튀김, 시리얼에도 포함됩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1년 1월 식품별 아크릴아마이드 권장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영유아 시리얼 0.3ppm, 커피 0.8ppm, 감자튀김 1.0ppm이 그 기준치입니다.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한 가지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시리얼과 감자튀김도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복합적으로 섭취할 때 누적 노출량이 기준치를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
라면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해롭다고만 알려져 있지만, 저는 좀 다르게 접근해봤습니다. 라면 면을 튀길 때 사용하는 팜유(Palm Oil)는 보관 과정에서 산패가 일어날 수 있고, 산패된 기름은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산패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실제로 써봤는데, 면을 끓인 첫 번째 물을 버리고 새로 끓인 물을 부어 조리하면 팜유 성분이 상당 부분 제거됩니다. 비기름 방식으로 건조한 건면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가끔 먹는 수준이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빈도와 조리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기를 아예 안 먹어야 암을 예방할 수 있나요?
A. 고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조리 방식이 핵심입니다. 탄 부분에 생성되는 벤조피렌이 그룹 1 발암물질이므로, 태우지 않고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경험상 프라이팬에 굽거나 삶아서 먹는 방식으로 바꾼 뒤 부담이 훨씬 줄었습니다. 완전히 끊기보다 조리법을 바꾸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방법입니다.
Q. 커피 하루 몇 잔이 괜찮은 건가요?
A. 하루 한두 잔 수준은 아크릴아마이드 노출 기준으로 볼 때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현재 중론입니다. 일반적으로 커피는 무조건 나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양이 관건입니다. 하루 1리터 이상, 텀블러로 여러 잔을 습관처럼 마시는 경우라면 감자튀김이나 시리얼과의 복합 노출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Q. 항암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지 않나요?
A. 특정 음식 하나가 암을 이기는 원동력이라는 개념은 과학적으로 지지받기 어렵습니다. 만약 그런 효과가 있다면 음식이 아니라 약으로 분류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 성분이 아니라 면역력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입니다. 비싸고 특별한 식품에 의존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단이 현실적으로 훨씬 효과적입니다.
Q.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혼자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A.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면역 지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혼자 확인할 수 있는 신호로는 잦은 감기, 특히 여름에도 감기에 걸리는 경우, 한번 걸리면 낫는 데 유독 오래 걸리는 경우를 주목하시면 됩니다. 제 경험상 이 두 가지가 개선되었을 때 전반적인 컨디션도 함께 좋아졌습니다.
결론
암은 특별한 치료법이나 비법 식품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 저는 직접 생활을 바꿔보면서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발병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치료 후에도 재발이나 전이의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원인이 되는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이 예방과 관리의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고기는 태우지 않고, 커피는 하루 한두 잔으로 조절하고, 콩과 채소를 늘리고, 충분히 자고, 걷는 것. 화려하지도 않고 비싸지도 않은 이 루틴이 면역력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암에 좋은 것'을 찾는 데 에너지를 쏟기보다, 면역력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